The Optimist

Sep 1 '10

Joseph Gordon Levitt이 역시 어제의 라이브쇼에서 부른 Nothing Big. rolling stone의 인터뷰에서도 불렀던 바로 그곡이다. 

노래와 함께 스크린에 무언가 뜨는 것 같은데 그건 보이지 않고 그림자에 조셉 얼굴 절반이 가려져 아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생방으로 보고 싶었는데 시차 때문에 여기서 보려면 아침부터 컴퓨터를 잡고 있어야 하니,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청소기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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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 '10

Joseph Gordon-Levitt이 어제 있던 라이브쇼에서 부른 “La Valse à Mille Temps”.

아마도 프랑스어인 모양이다. (그냥 간편하게는 영어가 아닌 외국어) 근데 가만 보다보니 랩인가 싶기도 하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을 물론이고 뒤로 갈 수록 이건 뭔 공연인가 싶어지기도 하지만, 노래부르는 표정이 그야말로 신나보여 보는 내내 나도 같이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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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8 '10

쓰릴미와 인셉션, 열린구조에 매료되다

쓰릴미와 인셉션의 비교. 구조적 특징 중심. 너무 길어 접음.

1924년 시카고에서 한 소년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곧 잡혔다. 명문가의 자제이며, 로스쿨에 다니는 수재였던 리차드 롭과 네이슨 레오폴드가 바로 그 참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이었고 이 두 사람이 단순한 친구 사이를 넘어 동성애적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이내 밝혀졌다. 이 희대의 살인사건의 재판에서 두 사람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당대 최고의 변호사 중 한 명이었던 찰스 대로우로, 사형폐지론자였던 그는 무보수로 두 사람의 변호를 담당했다. 당시, 대로우가 두 사람을 변호하기 위해 말했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지금도 명문으로 남아있다. 뮤지컬 쓰릴미는, 바로 이 흥미롭고도 충격적인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2003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고, 한국에서는 2007년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그 후, 2010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공연되며 매번 90%에 육박하는 관객 점유율을 보이며 벌써 4년 째 흥행작으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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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6 '10

조셉 고든 레빗의 Rolling Stone 인터뷰. 

유튜브를 뒤지던 초기에 발견한 인터뷰로, 레터맨 쇼 인터뷰와 더불어 인셉션의 아서가 아닌 배우 조셉 고든 레빗에게 좀 더 빠지게 만들어준 인터뷰다. 시니컬 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하는 그를 보고 있는데 무척이나 감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반했다? 사랑에 빠진 순간 같은 걸 기억할 수 있을리 만무하고 단 한순간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도 아니겠지만 어쩐지 그 순간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자신이 만든 노래를 짧게 들려주는 것 역시도 매력적이다. 아,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정말 관계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매우 관계 깊은 사족 하나를 더하자면, 내 뱃속에는 칼날이 하나 있다. 그러나 벼리는 것이 두려워 녹슬게 내버려두었다. 그 칼이 타인을 잘 못 겨눌까 두려웠던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나를 벨 것이 두려웠다. 나도, 타인도 아무도 다치지 않는 아주 근사한 결정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는 내 손으로 밥 한끼 지어먹지 못하는 무력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 25년간 습관화된 주저와 두려움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기는 해야겠다. 칼날을 번쩍이며, 밥 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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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5 '10

조셉 고든 레빗의 인셉션 인터뷰. 유튜브의 바다에서 줄창 영어로만 검색하다보니 한글 번역되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건 좀 늦게 알았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사이토에 대한 추출작전 때의 배경과 의상이다. 저 장면에서 사이토가 방을 나가버리고 나서 그가 눈치챘다며 아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때 그 표정을 꽤 좋아한다. (이쯤 되면 슬슬 집요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여튼 꽤 좋아하는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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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4 '10

ONCE 영화를 보다. 역시 좋은 영화, 좋은 노래. 

두 남녀 사이에 미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이토록 세심하게 그려낸 영화도 드물다. 사랑한 것도, 하지 않은 것도 아닌- 무언가가 발전될 것 같은 그 순간의 감정을 포착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사실 많은 경우 당사자 조차 그것이 뭔지 헷갈릴 때가 많은 것을. 이 곡은 물론 그냥 들어도 너무 좋은 노래지만 영화 속에서 처음으로 두 사람이 기타와 피아노 소리를 맞춰보며 부르는 장면으로 보면 등골이 짜릿할 만큼 격렬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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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9 '10
새로 산 소파. 주문을 하면 그때야 제작을 한다고해서 주문 당시에도 20일 이후에나 배송이 된다고 했었는데 그 와중에 태평양에 태풍인지 뭔지가 와서 배가 뜨지 못하여 10일이 더 지체된 어제에야 배달된 새 소파. 좀 더 늦으면 주문을 취소한다고 벼르던 우리엄마가 오자마자 저 긴 쪽에 다리를 펴고 앉더니 단박에 반해서 그간의 모든 불평불만을 잊어버렸다. 전에는 3인용 소파에 옆에 1인용 소파를 하나 더 놓았었는데, 중간에 두 개의 소파의 팔걸이가 서로 나란히 놓여 있어서 공간이 비좁았다. 그런데 그 두 개의 소파를 치워버리고 커다란 소파 하나로 바꾸니 공간이 넓어 세 식구가 대강 뒹굴 수도 있다! 저 긴 소파에 엄마랑 나랑 둘이 눕는게 가능. 여름이 된 이후 방이 답답하고 덥다며 거실에서 자는 엄마가 충분히 다리를 뻗고 주무실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가장 직접적인 장점이고. 그러나 이러다가 거실에 살림 차리실라. 

새로 산 소파. 주문을 하면 그때야 제작을 한다고해서 주문 당시에도 20일 이후에나 배송이 된다고 했었는데 그 와중에 태평양에 태풍인지 뭔지가 와서 배가 뜨지 못하여 10일이 더 지체된 어제에야 배달된 새 소파. 좀 더 늦으면 주문을 취소한다고 벼르던 우리엄마가 오자마자 저 긴 쪽에 다리를 펴고 앉더니 단박에 반해서 그간의 모든 불평불만을 잊어버렸다. 전에는 3인용 소파에 옆에 1인용 소파를 하나 더 놓았었는데, 중간에 두 개의 소파의 팔걸이가 서로 나란히 놓여 있어서 공간이 비좁았다. 그런데 그 두 개의 소파를 치워버리고 커다란 소파 하나로 바꾸니 공간이 넓어 세 식구가 대강 뒹굴 수도 있다! 저 긴 소파에 엄마랑 나랑 둘이 눕는게 가능. 여름이 된 이후 방이 답답하고 덥다며 거실에서 자는 엄마가 충분히 다리를 뻗고 주무실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가장 직접적인 장점이고. 그러나 이러다가 거실에 살림 차리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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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8 '10

조셉 고든 레빗이 16일에 있었던 hitRECord 라이브쇼에서 부른,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 그냥 너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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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8 '10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너에 대한 이야기

2010. 8. 13. pm8 

Cast- 류정한(톰), 이석준(앨빈)

여기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죽었고, 한명은 남았다. 두 사람은 7살부터 사귄 아주 오랜 친구였고 인생의 소중한 기억들을 함께 했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자랐다. 자라는 동안 그들 사이에는 수 많은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였다. 그들은 그렇게 함께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때부터 서로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톰은 대학에 진학해 작가의 삶을 살고, 앨빈은 고향에 남아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서점을 운영하며 살았다. 삶의 궤적은 달라졌고 몇 가지의 사건들이 있었고 그건 그다지 희망적이진 않았다. 그리고 그 궤적의 끝에서 톰이 마주한 것은, 어린 날 두 사람이 늘 함께 보던 영화의 주인공처럼 다리에서 뛰어내려 죽은 친구의 송덕문을 써야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린 시절 약속 대로 톰은 송덕문을 쓰려고 노력하면서 그들의 과거를 더듬는다. 그러면서 끊임없는 묻는다. 어디서 무엇이 문제였던 것인지. 모든 게 틀어진 그 찰나의 순간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답은 이미 그도 알고 있었다. 다만 마주하기가 두려웠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앨빈 아버지의 장례식 날 그에 대한 송덕문을 써달라던 앨빈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것과 장례식에서 그 대신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앨빈의 모습을 보고 깊은 질투를 느꼈던 것, 그리고 더 거슬러 올라가 앨빈을 도시로 초대하고도 그 초대를 이유도 얘기해 주지 않고 취소해버린 것과 숱한 편지에 답장 한번 쓰지 않은 것. 그를 혼자 내버려둔 것. 죄의식은 깊고, 때늦은 후회가 차오르는 순간 그러나 앨빈은 톰에게 말한다. 내가 왜 죽었는지, 너의 잘못은 또 무엇인지. 그런 네가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을 그만두라고. 아는 것을 쓰라고. 그리고 톰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이 아는, 친구 ‘앨빈’에 대한 이야기를.  

스토리(story)가 제목에 들어간 그대로, 이 극은 ‘이야기’에 대한 극이다. ‘이야기’를 쓰며 살아가는 톰의 고뇌. 톰이 의식하지 못한 혹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그의 ‘이야기’의 원천인 앨빈의 존재. 그리고 그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 이 ‘이야기’가 참 매력적인 것은 톰과 앨빈의 두 사람의 30년의 우정을 그리면서 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솜씨좋게 잘 버무려 놓았기 때문이다. 7살 때 처음 만나, 서로 많이 다르지만 또 몇 개의 시의적절한 공통점 덕분에 가장 가까운 친구로 자라난 두 사람의 인생 여정을 훑으면서 그 안에 ‘이야기’를 쓰는 사람의 고뇌와 ‘이야기’의 원천에 대한 내용들을 녹여넣고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뒤섞는다. 언뜻 복잡하게 보일 수 있는 이 이야기는, ‘작가’인 톰이 자신의 이야기의 영감이었던 친구 앨빈의 ‘송덕문’을 쓴다는 형식 속에서 산만한데 없이 한데 묶인다. 외면하고 있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를 쓰는 사람으로써 톰이 가진 고뇌와 자신의 이야기의 원천이자, 정말 빛나는 재능을 가졌던 친구에 대한 억눌러온 질투와 그리고 그를 마침내 잃어버리고 난 이후의 절망이 톰의 회상 속에서 차근차근 드러난다.

톰과 앨빈의 하나의 이야기는 그 안에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커다란 강을 따라가다보면 그 강을 이루는 지류들을 만나게 되는 것 처럼, 톰이 회상하는 그들의 30년간의 이야기 속에서는 그 인생을 이룬 또 많은 이야기들의 갈래들이 스며들어 있다. 그 맵시 좋은 이야기의 구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 처럼 여러 이야기들을 솜씨 좋게 꿰어 놓은 극이기 때문에 이 극이 친구, 그것도 부지불식간에 잃어버리게 된 소중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기본 베이스긴 해도 극을 보는 사람마다 조금씩 맘에 닿는 부분들이 다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만 해도, 그저 그런 이야기를 쓰고 있긴 해도 이야기를 쓴답시고 뭔가를 끄적이다보니 이야기를 쓴다는 것에 대한 톰의 기쁨과 절망들에 굉장히 많이 공감했다. 엉뚱한 앨빈의 이야기들에서 출발한 글들로 명성을 얻은 톰의 밑 바닥에 깔린 죄의식이 결국엔 밖으로 튀어나오고, 아버지의 장례식 장에서 쉽게 이야기를 끝도 없이 만들어내는 앨빈의 모습에 열등감을 느끼며 결국 재능이 있던 것은 앨빈이었다고 자긴 그저 그를 흉내낸것 뿐이라며 좌절에 찬 고백을 하던 톰을 보며, 그러나 그 이야기의 원천이 비록 앨빈이었다 한들 그것은 또한 너의 글이 맞다고, 그 질료들이 생명을 얻고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너의 공이라고 그를 보듬어주고 싶었다. 반짝이는 생각들이 저절로 글줄이 되는 것이 아닌 줄 너무도 잘 아는 까닭이다. 또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과 그를 채워주지 못하는 재능의 빈곤에 시달리면서 좌절하고 타인의 재능에 질시하게 되는 절망의 반복 또한 낯설지 않아 가슴 한켠이 서늘했졌다. 그러다가 앨빈의 낙천적인 말 한마디가 묘하게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도 했다. 네 머릿속에 이야기가 수천개야. 넌 그냥 그 중 하나를 골라 적으면 돼. 

뮤지컬로 이 극은 음악도 상당히 멋졌는데, 귀에 꽂히는 넘버가 딱 있다기 보다는 극 전반적으로 음악이 물 흐르듯 녹아 흘러 극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분이었다. 놀라우리 만큼 세련되게 섞이는 이야기 처럼 음악 역시도 흐르며 이야기를 매만지고 완성해가는 듯한 느낌으로 튀어오르지 않고 극 속에 일체화된 것 같았다. 2인극으로 배우들은 단 한번도 무대 뒤로 퇴장하지 않는다. 류정한씨는 스위니토드로 보고 또 쓰릴미로 보고 이번이 세 번째인데 전혀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좋았다. 자존심이 강한 톰. 그래서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죄책감과 열등감을 결국엔 고백할 수 밖에 없던 톰. 그 자존심과 세상의 성공과 너무 많은 것에 취해 앨빈을 버려두고 있었지만 그래도 앨빈을 정말로 사랑했던 톰. 앨빈에 대한 송덕문을 쓰면서 천천히 무너져내리고 그리고 끝내 다시 일어서는 톰이, 그에게서 보였다. 그냥 톰이. 그리고 이석준씨는, 사실 무어라 말을 붙이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너무 멋졌다. 사랑스러운 앨빈. 천진한 앨빈. 순수한 앨빈. 너무 깊은 상처를 받은 순간에도 톰을 감싸안고 싶어 했던, 그의 친구임을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고 기뻐했던 앨빈. 그래서 나도 묻고 싶었다. 왜, 다리에서 뛰어내렸냐고. 천사 클라렌스를 만나기 위해서? 그러나 앨빈은 되묻는다. 내가 정말 다리에서 뛰어내렸다고 생각해? 진실은 무엇인지 모른다. 앨빈이 정확하게 지적한대로 본적이 없는 일이니까. 그래도, 그는 너무도 사랑스러운 사람이고 톰에게는 땅과 같은 사람이었다.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땅. 당연히 디디고 서 있는 줄만 알고 그 땅이 무엇인지 몰랐던 톰이었으나 앨빈을 잃으면서 톰은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제가 딛고 선 땅의 의미를 깨달았고 앞으로도 그 땅 위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런 땅과 같은 친구, 앨빈을 너무도 완벽하게 연기해준 석준씨에게 참으로 소박하고 초라하지만 진심을 다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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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0 '10

토이 스토리 3. 영화는 아직 보지 않았지만 엔딩 스포를 이미 알고 있는 친구가 말하길, 결국 이 역시 500일의 썸머와 같은 얘기다, 라고 했다. 결말을 모르고 있던 나는 무감각하게 그러냐 하고 말았지만 영화를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무릎을 쳤다. 그래, 이건 결국 500일의 썸머와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디는 톰과 같다. 운명적인 사랑, 단 한명의 절대 불변의 사랑을 꿈꾸던 톰처럼 우디 역시도 단 하나의 인연, 결코 변하지 않는 번쩍이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인연에 목을 맨다. 그러는 그들 앞에는 사랑을 믿지 않는 이들이(톰의 경우엔 썸머가 우디의 경우엔 랏소가) 나타나 그들의 믿음을 방해하고 꺾어놓으려 한다. 그 충돌의 과정을 거쳐 이들이 깨닫는 것은, 사랑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랑은 변하고 흐르며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랑이 무엇이냐에 대한 끔찍하게 오래된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겠지만 어떤 이들은 변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사랑이라고 믿고 변하는 순간 아, 이건 사랑이 아니었어 그래버리고 만다. 이와 같은 경험이 몇 번 반복되고 나면 결국 사랑이란 세상엔 없어, 라고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러나 변했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사랑이 아닌가? 혹은 정말 사랑은 변하지 않는가? 오늘의 잣대로 어제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노라 규정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처사다. 오늘의 잣대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오늘의 감정이 이제는 더는 사랑이 아니라는 것 뿐이다. 그것은 분명 슬픈 일이지만, 또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진실이다. 작년에 본 글 중에, 아이들을 자라면서 필연적으로 부모를 슬프게 한다는 구절이 마음에 참 오래 남았는데 이 영화를 보다보니 그 글귀가 다시 퍼뜩 생각이 난다.

톰이, Summer를 보내고 Autumn을 다시 만나듯이, 우디와 앤디도 서로를 보내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간다. 여기저기서 말을 들은 쓰레기 소각장의 장면도 참 감동적이었지만, 앤디와 함께 할 수 있는 순간에 이별 할 것을 선택한 우디와 역시 헤어지고 싶지 않으면서도 헤어짐을 선택한 앤디의 마지막 장면이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인정하기 힘들지만, 아프지만 성장 때문이든 마음이 식었기 때문이든 시간과 함께 이별 해야하는 순간들은 찾아오며 결국 그것은 불가항력에 가깝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없는 것은 아니고 삶 역시도 이어지고 그 긴 행로에 또 다른 사랑은 우연처럼 불쑥 불쑥 끼어든다. 헤어져야하는 순간을 인정하고 헤어짐을 받아들이기로 한 우디의 결정 때문에, 우디와 그의 친구들은 마지막이지만 앤디와 다시 한번 신나게 놀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삶은 또 이어진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3D의 첫 경험. 요즘 아이맥스에 이어 3D까지. 이제 4D를 경험해볼 타이밍인가. 옆에 한 세살 쯤 된 애기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앉았는데 아이는 참 얌전했지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엄마가 빵터져서 시종일관 깔깔 댔다. 아무래도 아이 핑계대시고 어머님 유희를 즐기시러 오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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